정산문의띠배너
꽃비자유게시판
"누나는 주방세제, 동생은 과자 2개"…편의점서 시민 울린 남매 행동
  • 희라플라워 브론즈 파트너스회원
  • 2022.01.13 08:32 조회 661
기사 이미지
편의점에서 마주친 남매에 음식을 한가득 사주고 왔다는 사연이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됐다. /사진=이미지투데이
편의점에서 마주친 남매에 음식을 한가득 사주고 왔다는 한 시민의 사연이 전해져 주위를 훈훈하게 만들었다.

온라인 커뮤니티 '클리앙'에는 지난 12일 '편의점 다녀왔는데 눈물이 납니다'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.

지난 11일 밤 11시 넘어서 편의점에 방문했다고 밝힌 글쓴이 A씨는 "맥주 사러 슬리퍼 신고 나왔는데 발등이 찢어지게 시린 날씨였다"고 글을 시작했다.

A씨에 따르면 맥주 4캔을 계산하려는데 과자 코너에서 5~6세로 추정되는 남자아이가 뛰어와 계산대에 과자를 올려놨다. A씨는 "제 앞에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서 있었는데 과자 가격을 듣고선 '이건 비싸서 안돼'라고 하더라"라며 "남자아이가 그 말을 듣고선 고민도 없이 부피가 작아 보이는 과자를 집어서 올려놨지만 역시 한도초과였다"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.

남매가 고른 물건은 컵라면 2개와 소시지, 삼각김밥 1개였다. A씨는 과거 어린 자매에 정을 베풀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 남매에게 "아저씨가 먼저 계산하게 해주면 너희 먹고 싶은 것 다 사줄게"라고 말했다.

이에 여자아이는 잠시 주춤하더니 뒤로 물러섰다. A씨는 "먼저 계산하고 나니 두 아이가 나를 빤히 보고 있었다. 진짜 울컥했다"며 "남매는 패딩도 아닌 늦가을에나 입을만한 외투를 입고 있었다"고 전했다.

A씨는 "너희가 양보해줘서 아저씨가 선물하는 거야. 돈도 아저씨가 다 내줄 거야. 먹고 싶은 것 다 골라서 여기 담아봐 엄청 많이 골라도 돼"라며 바구니에 컵라면을 몇 개 담아서 건네줬다.

망설이던 남매는 물건을 고르기 시작했다. A씨는 "그래 봐야 과자 2개 고르더라. 여자아이는 먹을 것 하나 고르지 않고 주방세제를 바구니에 넣더라"라며 "그래서 제가 바구니에 과자, 라면, 소시지, 빵 등을 골라 담아 계산해줬다"고 밝혔다.

A씨는 "아이들에게 '겁내거나 걱정하지 말고 가져가서 맛있게 먹어'라고 했더니 여자아이는 힘없는 목소리로 '고맙습니다. 감사합니다'라고 인사했다"고 설명했다.

이어 A씨는 "아무것도 물어보지 않고 집 가는 척하다가 편의점 모퉁이에서 몰래 지켜봤다. 남매는 가로등 아래서 봉지 안을 휘저으며 뭐가 있나 보더라"라며 "봉지 안을 보던 남동생이 고개를 들면서 씩 웃었다"고 안타까워했다.

마지막으로 A씨는 "집에 걸어오는데 눈물이 주룩주룩 났다. 아이들에게 더 깊게 이것저것 묻는 게 상처가 될까봐 참았는데 지금은 사정을 알고 싶다"고 덧붙였다.

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훈훈하다면서도 마음이 아프다고 반응했다. 누리꾼들은 "아이고 이 추위에, 제가 다 감사하다" "차라리 먹을 걸 고르지 주방세제라니 마음이 아프다" "주민센터 통해서 도울 방법이 있을 거다" "주방 세제 고른 여자애가 벌써 해야 할 것과 하면 안 되는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" "감사하다. 세상에 이런 어른도 있다는 걸 보여주셔서" "결식 아동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아 눈물난다" 등의 반응을 보였다.


댓글알림